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공격수 라스무스 회이룬에게 팬들의 이색 요청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의 동생을 맨유에 데려와 달라는 것이다.
영국 매체 ‘더 선’은 15일(한국시간) “맨유 팬들은 회이룬에게 그의 동생 오스카 회이룬이 맨유에 올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물론 반쯤 농담이 섞인 요청이지만 오스카 회이룬은 빼어난 실력으로 팬들 눈을 사로잡았다.
그는 현재 덴마크 FC 코펜하겐 소속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고 있다. 올해로 19세 오스카는 지난 14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전 1차전에서 후반 25분 교체로 출전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는 20분이라는 다소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여러차례 투지있는 모습을 보였다. 축구 통계 전문 플랫폼 ‘풋몹’에 따르면 오스카는 3번의 지상 볼 경합 상황에서 2번 승리했다. 또한 경기장 이곳 저곳을 누비며 팀의 1-2 열세를 타파하기 위해 열심히 뛰기도 했다. 그러나 맨시티가 후반 추가시간 2분 필 포든의 골로 2점차 리드를 잡는 것은 막지 못했고 팀은 1-3으로 패했다.
이날 오스카 활약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맨시티의 주전 공격수 엘링 홀란을 넘어뜨린 것이었다.
당시 홀란은 패스를 받은 뒤 빠르게 쇄도하고 있었는데 오스카가 빠르게 어깨로 홀란을 밀치며 공을 뺏어냈다. 홀란은 충돌과정에서 완전히 날아가는 듯 넘어졌다. 오스카는 공을 탈취한 이후에도 균형을 유지하며 맨시티 선수들의 압박을 뚫어내는 패스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한 맨유 팬은 해당 장면을 편집한 영상을 게재하며 “오스카 회이룬, ‘쩐다(damn)”라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오스카가 184cm 장신이지만 호리호리한 체형을 가지고 있어 몸싸움이 약해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홀란의 신장과 몸무게는 각각 195cm, 87kg 거구다. 또한 홀란은 몸싸움에서 쉽사리 패하지 않으며 슬라이딩 태클이 들어와도 뚫어내는 강한 신체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스카가 몸싸움을 거는 용기, 실제로 성공해내는 모습을 보고 맨유 팬들 또한 한 눈에 반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영상을 본 한 팬은 “홀란을 완전히 노르웨이(홀란의 모국)로 날려버렸다”며 농담을 던졌고 또 다른 팬은 “라스무스 회이룬, 전화 좀 걸어봐”라며 오스카를 향한 관심을 드러냈다.
맏형 라스무스를 필두로 쌍둥이 동생 에밀과 오스카가 포진한 회이룬 형제는 이번 시즌 전부 챔피언스리그를 밟았다. 회이룬 3형제는 하나같이 유망한 재능을 보유하고 있어 덴마크 국가대표 희망으로도 손꼽힌다.
게다가 오스카와 에밀이 라스무스보다 재능만큼은 더 뛰어나다는 옛 스승의 평가가 전해지기도 했다.
지난 10월 맨유와 코펜하겐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맞대결을 앞두고 덴마크의 지역 구단이자 유소년 시절 회이룬 삼형제를 가르친 호르숌 우셀로드 이드라엣스쿨루브(HUI) 스포츠 디렉터 크리스티안 모록스는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회이룬 쌍둥이들이 라스무스보다 훨씬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3형제를 모두 만나본 사람들이라면 쌍둥이들이 라스무스보다 잘한다고 생각한다”며 “라스무스의 당시 나이보다 훨씬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야말로 ‘난형난제’의 회이룬 3형제다. 또한 모록스는 “(쌍둥이들은) 겁이 없고 승부욕이 강하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라스무스는 올 시즌 반환점을 돌며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여름 맨유는 이탈리아 세리에A 아탈란타에서 활약하던 라스무스를 위해 7200만 파운드(약 12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지불해야 했다.
라스무스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단계에서는 6경기 중 5골을 넣으며 대형 신인 공격수의 등장을 알리는가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잠잠했다. 그는 장장 리그 9경기만에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에 성공했다.
이후 그는 탄력이 붙은 듯 매 경기 골을 넣고 있는 중이다. 지난 12월 애스턴 빌라와의 경기서 역전 결승포로 한을 푼 뒤 토트넘 홋스퍼전,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 다시 만난 애스턴 빌라전까지 프리미어리그 5경기에서 연속골을 넣으며 21세 7일의 나이로 지난 1998년 아스널의 공격수 니콜라스 아넬카가 쓴 최연소 5경기 연속 득점 기록에 가장 근접한 선수가 됐다. 당시 아넬카는 19세 239일로 회이룬은 26년만에 최연소 5경기 연속 득점자가 된 셈이다.
맨유는 회이룬의 부활과 동시에 승리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 세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고 있는 맨유는 오는 15일 루턴 타운과의 맞대결로 리그 경쟁에 돌입한다. 현재 6위에 올라있는 맨유는 5위 애스턴 빌라와 승점 5점차를 내고 있어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 진출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